“우리는 기후를 만드는 사람들”
독일연방 조경가 협회(BDLA)에서는 “우리는 기후를 만드는 사람들”이라고 조경가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했다.
사실 조경가들은 행복한 사람들이다. 나무를 심어 신선하고 시원한 공기를 만들고 빗물침투 형 녹지를 설계하여 기후위기 극복에도 기여할 수 있으니 이 아니 행복한가.
그런데 그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지켜야 하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독일연방 조경가 협회에서 이를 8계명으로 요약했다. 거대담론보다는 실질성을 추구하는 독일식 계명이다:
1. 우리는 불필요한 포장 면적을 거부합니다
2. 옥외 공간은 최대 비율로 녹화합니다
3. 빗물은 떨어지는 그 자리에서 다시 이용하고 하수시스템으로 내보내지 않습니다
4. 자재와 소재는 모두 재활용합니다
5.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자재는 보이콧합니다.
6. 지역에서 생산하는 자재를 우선적으로 이용합니다.
7. 납품 동선을 가능한 제한합니다.
8. 위의 원칙에 위배하는 프로젝트는 앞으로 공사 허가를 내 주지 말아야 합니다!

소재 재활용 사례
드레스덴 시에 요한정원이라는 곳이 새로 생겼다. 요한단지라는 낙후 주거지에 주택 200 세대를 새로 건설하고 단지내 공원을 조성했는데 이름을 요한정원이라고 정했다.
이곳은 원래 조립식 아파트의 콘크리트 패널을 생산하던 공장지대였다. 통일 후 오랜 세월 방치되었던 곳. 주민들과 시당국에서 밀접하게 협업하여 탄생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목표를 “사회정의도시”로 정했다. 기후위기와 코비드 시대에 없는 사람들이 더 고생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졌다. 서민들을 기후위기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관건이 되었다.
회색 에너지?
대상지에 오래 된 콘크리트 패널과 기둥 들이 쓰레기처럼 버려져 있는 것을 보고 설계를 맡은 에버그린 조경설계사무실에서는 고민을 시작했다. 저걸 어쩐다? 그리고 떠 오른 아이디어가 “회색에너지 이용” 이었다.
무슨 뜻인가 하면 현지에서 발견된 콘크리트 소재를 철거하지 않고 재활용함으로써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자는 것이다. 콘크리트는 제조에 에너지가 가장 많이 소요되는 건축소재에 속한다. 이를 재활용한다면, 즉 기왕 소비한 에너지를 그 자리에 그대로 묶어 둔다면 좋은 일 아닌가.
여기에 생각이 미친 설계자들은 곧 스케치를 시작했고 일사천리로 아이디어를 이어나갔다. 아래 사진에서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한 때 아파트를 세우기 위해 생산되었던 콘크리트 패널과 기둥이 바닥에 깔리거나 앉음 벽이 되고 안내판이 되었다. 패널 몇 개는 세워서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그림판으로 제공했다.
위의 8계명 중에 적어도 4, 6, 7계명은 준수한 셈이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포장면적과 시설물은 모두 현지에서 주워서 재활용한 것. 출처: EVERGREEN LANDSCHAFTSARCHITEK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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