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인사 드립니다~
양력으로 2023년이 밝아 왔을 때 언니가 나태주 시인의 <새해 인사>라는 시를 한 편 보내줬습니다.
“글쎄, 해님과 달님을 삼백예순다섯 개나 공짜로 받았지 뭡니까”
이렇게 멋지게 시작되는 시 한편을 받고 아주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그 공짜로 받은 삼백예순다섯 개의 해님과 달님 중에 벌써 스물 한 개를 까먹었네요. 아쉬워 하던 중 아 참 오늘이 설이지! 오늘부터 리셋해서 다시 시작하면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오늘부터 1일입니다.
검은 토끼의 해라지요.
몇 해 전, 넓은 들판이 있는 공원을 산책하다가 갑자기 옆에서 뭔가 화살처럼 휙 날아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놀라서 보니 토끼였습니다. 전력질주하던 토끼였습니다. 세상에 토끼가 저렇게 빨랐나? 토끼가 그 넓은 들판을 달려 사라질 때까지 정신없이 바라봤습니다.
토끼와 거북이 우화가 괜히 나온 게 아니었습니다. 정말 빨랐습니다. 그런 토끼가 자만심에 쉬어가다가 거북이에게 졌다죠? 그런데 실은 토끼도 거북이도 모두 우리 자신이 아닐까 이렇게 편하게 해석해 봅니다.
토끼처럼 전력으로 달려야 할 때,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가야 할 때 가 따로 있을 듯합니다.
그러면 경이로운 한 해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새해에 모두 평안하시고 건강하시고 또 요즘 말로
부자 되세요!
고정희 모심
추신: 방금 들은 얘기인데 요즘은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 한다고요. 늘 이렇게 뒷 북 두드리며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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