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entry is part 5 of 11 in the series 베리 공작의 달력
베리공작 기도서 중 7월력. ©Photo. R.M.N. / R.-G. OjŽda

이번 달에 보여주는 성은 소위 말하는 <푸아티에의 삼각성Château triangulaire de Poitiers>이다. 클랑 강Le Clain이 갈라지는 곳에 형성된 삼각주에 성을 세웠다. 클랑 성이라고도 한다. 베리 공작 명의의 성이 여러 채였는데 이 삼각성은 청소년 시절부터 소유했다고 한다. 정치에서 소외된 왕족들에게 배당된 부동산에 속했다. 베리 공작 사후에는 샤를르 7세 소유로 넘어갔다. 지금 성은 사라진 지 오래고 성벽 기초와 탑의 일부만 남아 있다.

농가월령

농부들이 밀을 수확하고 양털을 깎고 있다. 밀을 수확하는 농부 중 흰옷을 입은 인물은 지난 6월에 이미 등장했었다. 역시 6월에 나왔던 폴라드버드나무가 이곳 강가에도 서 있는데 강은 실개천보다도 작고 나무는 고사리 수준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하천과 나무를 작게 그렸다기 보다는 사람고 양을 걸리버 수준으로 엄청 크게 그렸다. 저 작은 밀밭에서 수확한 것으로 어느 입에 풀칠할 지 걱정이 되지만 실제로는 꽤 넓을 것이다. 성, 강, 밀밭, 초지와 사람과 양을 모두 표현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비율을 희생한 것이리라.

그 대신 그림의 구도는 매우 세련되었다. 순백색의 성벽이 그림 폭 전체를 차지하여 장면을 상하로 크게 나누는 한편 뒤쪽 배경의 흙색 산과 밀밭이 성과 강을 넘어 이어지며 굵은 대각선으로 풍경을 지배한다. 녹색 풀밭이 양쪽에서 황금물결을 받쳐주는데 밀수확이 당시에 얼마나 중요한 일이었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밀밭 사이로 내다보는 콘플라워와 양귀비가 인상적이다. 확실치는 않지만 밀밭에서 대개 콘플라워와 양귀비가 자라기 때문에 그리 짐작해 보는 것이다.

낫 – 초승달 형상

곡식이나 풀을 적은 양으로 자를 때는 이런 보통 낫을 썼다고 한다. 아래 그림을 보면 왼손잡이 여인이 밀을 조금씩 잡고 애지중지 자르는 것이 보인다. 낱알 하나라도 손실되지 않게 하려는 듯 초집중 상태다.

영국의 농가월령’화’ Labours of the Months 12개의 패널 중에서 (1450-1475) 자료 출처: David Jackson

양털깎는 파란 옷의 여인

양털을 깎는 인물 중에 등을 보이고 있는 여인이 과연 농가의 여인인지 이 역시 확실치 않다. 예술사가들의 주장에 따르면 파란 의상과 머리에 쓴 두건의 형태로 보아 양갓집 규수라고 한다. 호기심에 끌려 양털을 깎아 보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 궁중의 친잠례 의식 같은 것인지 또는 로빈 후드의 메리언 같은 억척 여성인지… 젊은 농부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 파란 의상의 여인이 1월과 6월에 이어 또 등장하는데, 누구인지 매우 궁금해진다. (고정희)

©Photo. R.M.N. / R.-G. OjŽda

© 3.SPACE MAGAZINE/mixed/책소개/베리공작의 달력/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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