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노 팔케 교수의 새 책 “어둠 속에 빛이 있다”

Heino Falcke, Licht im Dunkeln (어둠 속에 빛이 있다. 블랙홀, 우주 그리고 우리). 2020년 10월

천문학자 하이노 팔케 Heino Falcke (1966- ) 교수를 보면 세상이 참으로 불공평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우선 그는 블랙홀을 들여다본 매우 부러운 사람이다. 전파천문학자이며 천체물리학자인데 작년 2019년 4월 M 87의 블랙홀 사진을 찍는데 성공하여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그런데 이 양반 외모도 스타 뺨치게 잘 생겼다. 그래서 그런지 출판사에서 그의 책을 홍보할 때면 책표지보다 그의 사진을 더 크게 싣는다. 미안한 얘기지만 그래서 이번에도 그의 책 소개가 눈에 띄었음을 고백한다.

읽어보니 글도 잘 쓴다. 마치 소설을 읽듯 술술 읽혀 천문학, 수학에 대한 전문지식이 별로 없어도 이해할 수 있다.

이렇듯 세계적 천문학자인데다가 역사상 최초로 블랙홀 촬영에 성공하고, 수십억 년 전에 우주 어디선가 출발하여 지구에 도착한 빛이 단 수천 분의 일초 동안 깜빡였는데 그걸 알아볼 만큼 시력이 좋은 데다가 배우 뺨치게 잘생기고 글도 잘 쓰고 아이 셋을 거느린 화목한 가정의 가장으로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의 스토리라면, “에이~ 과장도 심해! 그런 사람이 어디 있어.” 이랬을 것이다. 그래도 털어보면 먼지가 나오지 않을까? 예를 들어 십중팔구 자의식이 매우 강하고 스타 기질이 있을 것이다. 잘난 사람에게 필연적으로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빛의 그림자라고나 할까?

“어둠 속에 빛이 있다.”는 그 빛과 그림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빛에 그림자가 있듯 어둠 속에도 빛이 있다. 어둠으로만 이루어진 블랙홀 속에 빛이 없었다면 사진 촬영은 불가했을 것이다. 블랙홀 이야기는 결국 우주와 별, 지구라는 행성과 우리 인간에 관한 포괄적인 이야기이다. 블랙홀을 들여다본 천문가의 시각으로 그는 우리 인간을 “특별한 별 먼지”라고 칭했다.

특이한 것은 대개 천문학자 들이 별 이외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인데 하이노 팔케 교수는 우주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미세한 별 먼지, 인간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 만약에 지구가 태양계에서 사라진다해도, 오늘 만약에 은하수가 우주에서 모두 사라진다해도 우주는 끄덕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주에서 아주 소중한 것이 함께 사라질 것이다. – 우리의 믿음과 우리의 희망과 우리의 사랑 – 그리고 우리가 어둠 속에서 빛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던지는 물음들이.

하이노 팔케, 어둠 속에 빛이 있다, 2020. p. 327

목차

1부 – 시간과 공간으로의 여행

  • 1장 인간, 지구 그리고 달
  • 2장 태양계와 우주 형상

2부 – 우주의 비밀

  • 1장 아인슈타인의 행복한 생각
  • 2장 은하수와 별들
  • 3장 죽은 별과 블랙홀
  • 4장 갤럭시, 퀘이사 그리고 빅뱅

3부 – 영상으로의 여행

  • 1장 은하 중심
  • 2장 영상에 관한 아이디어
  • 3장 천체망원경의 탄생
  • 4장 우주탐험
  • 5장 첫 번째 영상

4부- 경계의 저편

  • 1장 우리의 상상력이 닿지 않는 곳
  • 2장 아인슈타인 뛰어넘기?
  • 3장 전능과 경계

하이노 팔케 Heino Falcke (1966 ~ )

1966년 독일 쾰른에서 출생, 전파천문학, 천체물리학. 현재 네덜란드 네이메헌 대학 교수. Event-Horizon-Telescope 프로젝트를 이끌어 블랙홀 촬영에 성공. 2019년 사이언스 매거진에서 “올해의 획기적 연구” 로 선정되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다.

슈피겔 잡지사에서 하이노 팔케를 인터뷰하며 던진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

“블랙홀이 왜 그리 흥미로운가?”

우주에서 가장 극한 곳이기 때문이다. 여기선 모든 물리 현상이 미쳐돌아간다. 중력이 가장 세고 엄청난 양의 물질이 광속으로 움직인다. 최대 에너지가 지배하며 가스가 말할 수 없이 뜨겁다. 여기선 시간도 다르게 흐른다. 블랙홀 가장자리에서 시간은 거의 정지한다.

여기선 일반인뿐 아니라 우리 천체물리학자들도 경계에 부딪친다.

Copyright Bild SHUTTERSTOCK

“사람들은 블랙홀을 두려워한다. 그 어두운 힘이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블랙홀에 빠진다면 살아남을까?”

블랙홀이 넉넉히 큰 경우 이론적으로는 빠져도 살아남을 수 있다. 어딘가 표면에 부딪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광속으로 움직인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블랙홀에 빠져들어가는 순간 검은 구체가 눈앞에 보이고 이곳으로 빛이 빨려들어가는 걸 볼 수 있다. 등뒤의 우주는 점으로 축소된다.만약에 속도를 약간 줄일 수 있다면 갑자기 우주의 모든 현상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아이슈타인에 따르면 블랙홀에 무전이 닿지 않기 때문에 SOS를 쳐도 지구에서 모르게 된다. 그에 반해 호킹의 이론에 따르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나가는 순간 완전 분해될 것이다. 즉, 살아서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재가되어 나간다. 이론이 그렇다는 것이고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블랙홀에 접근하는데 왜 그리 오래 걸렸나”

우리의 전파망원경으로 블랙홀에 최대한 접근하기 위해서는 지구 여러 곳의 천체 망원경을 모두 작동해야 한다. 말하자면 지구 전체가 관측소가 되는 것이다. 모든 기계가 동시에 작동하여야 비로소 촬영이 가능하다. 이 사진을 촬영하기까지 많은 기술적 작업이 선행했다. 전세계 과학자들의 절대적인 공조가 필요했고 모두 같은 목표를 따라야 했다. 결국 성공했다. 마치 거대한 탐험대처럼 당일에 모든 천문학자들이 관측소에 나가서 망원경을 M78-처녀자리 A 은하의 블랙홀에 맞추었다. 남극 천문대 동료들이 가장 고생했다.

Copyright Bild NICK WRIGHT (UCL) / THE EPHIAS COLLABORATION


© 고정희의 블로거진/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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