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 페히 교수의 채 성장으로부터의 해방이 드디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독일에서만. 국문판은 여전히 외면당하고 있다.)

오늘 아침 라디오에선 또 아닌 밤중에 고기 좀 덜먹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독일인 한 명이 일 년에 먹어치우는 육류가 무려 88 kg, 세계 평균의 꼭 배라고 한다. 고기가 너무 싸서 그렇다는 분석이다. 하긴 내가 봐도 돼지고기나 닭고기가 너무 싸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돼지고기 한 근 값이 지하철 일회용 티켓값보다 싼 적도 있다. 일회용 티켓이 거의 4천원가량 되니 고깃값은 싸고 교통비는 비싼 나라다. 그러니 고기를 더 많이 먹게 되고 농가들은 대량 학살을 멈출 수가 없다.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독일연방환경연구원에서는 육류와 유제품에 대한 정부 지원을 멈춰야 한다고 지적하고 지금까지 7%였던 부가세를 19%로 올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독일의 부가세는 원래 19%다. 예외가 있는데 농산품이 그에 속한다. 간접적 정부 지원인 셈이다. 지나친 육식이 건강에 나쁘다는 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육류와 유제품의 부가세를 인하한 것은 결국 정부가 나서서 국민들의 건강을 해치는 것과 다름이 없다. 게다가 집약적 농업 덕분에 환경도 나빠지고 동물에게도 못할 짓을 해왔다. 완전 탄핵 감이다.

그러나 부가세를 올리면 저소득층이 더욱 타격을 받게 된다. 부자들은 어차피 건강을 생각해서 채식주의자가 되거나 아니면 비싼 유기농 제품을 구입해 먹는다. 그러므로 차라리 유기농 제품 값을 보조해 주어 저소득층도 건강한 식품을 사 먹을 수 있게 하자는 대안도 제시되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라 이번 기회를 통해 정부의 농업지원프로그램과 환경파괴 사이의 상관관계가 분명히 드러났다는 사실이다. 니코 페히 교수가 누누이 주장했던 바다. 정부 지원이 얼마나 환경에 해로운지. 비단 농업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에너지, 기술 산업, 교통 등 모든 분야에서 정부가 재정 지원을 통해 생산을 부추겨 생산량이 증가하면 에너지와 자원 소모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환경파괴를 불러오는 것이다.

연방환경연구원이 국가기관으로서 생산체계 자체를 비판하고 나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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