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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꽃밭에서 일궈낸 진짜 초록, 『세상 모든 초록은 즐겁다』

사진 출처: 이준규

세상 모든 초록은 즐겁다, 이준규 / 시공사 / 264쪽

“정원은 개인의 기억이 차곡차곡 쌓여 특유의 정체성을 만드는 장소이다. 가장 나다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더구나 집단의 기억이 켜켜이 쌓인 테마파크는 가장 정직한 시대상이 발견되는 곳이기도 하다. (…)

너무 무겁게 정원을 만들어 왔는지 모르겠다. 거창한 “무슨무슨주의” 정원이 아닌 생활과 함께하는 생활주의 정원을 만들면서 조금 더 편안하게 정원을 만들면서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 즐거운 길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정말 즐겁고 행복하게 걸었으면 좋겠다.”

분명 내가 아는 에버랜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치스럽고 화려한 꽃의 향연이 펼쳐지는 곳인데. 언제부턴가 그 정원 한편에 퇴빗간이 생기더니, 급기야 제철 채소까지 심겼다. 공원에서도 하기 힘든 기행(?)을, 돈을 많이 지불할수록 행복해지는 자본주의의 끝판왕 테마파크에서 용기있게 해낸 이는 에버랜드의 식물을 책임지는 이준규 식물콘텐츠그룹 그룹장. 최근 저서 『세상 모든 초록은 즐겁다』를 통해 정원을 화려한 장식이나 일시적인 유행의 대상이 아닌, 우리 삶과 긴밀하게 연결된 사유의 공간으로 되돌려 놓는 이야기를 적었다.

영국에서 정원의 정통과 문화를 깊이 있게 공부하는 그는 정원을 화려한 식재가 아닌 ‘관계의 재설정’으로 시작한다. 화단의 울타리를 걷어내고, 꽃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내려놓으며, 식물보다 토양의 건강을 우선으로 여기는 그는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왜 정원을 만들고, 그 안에서 무엇을 느껴야 하는가.

‘정원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자라는 것이다’는 철학으로 가든 메이커가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시도한 흙냄새 가득한 기록들. 그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정원을 가꾸는 존재가 비로소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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