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화요초, 그 영감의 근원

 

이양희

스튜디오 천변만화 대표

 

 

Beyond covered sea-land

무작정 서쪽을 향해갔다. 눈에 밟히는 지면에 육지보다 바다가 더 많은 곳으로. 그곳에 가면 ‘검단’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던 모양이다. 늘 바다를 바라보는 숲의 심정은 어땠을지 알고 싶었다. 그 숲이 맡았던 바닷가 냄새와 물이 들고 나가면서 드러나는 뭍의 경관, 그 바다도 육지도 아닌 중도의 물성에 다양한 생명체가 각자의 방식으로 터를 점유했다가 돌려주는 교호적 풍경이 주는 감흥 같은 것들을 말이다.

 

Two different design approaches

이 글은 십년지기 조경가의 제3회 LH가든쇼 작가정원 공모 당선작, ‘기화요초, 신성한 숲의 물결’에 관한 글이다. 글을 쓰자 하니 정원이 아직 조성되지도 않은 마당에 시기상조인 것 같기도 하고 얼마나 계획대로 잘 구현될지도 모르는 판에 섣불리 적었다간 그것이 더 부끄러운 일이 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여러 차례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다. 더욱이 이제 막 식물적용학에 입문한 필자가 이를 학습하면서 받은 영감을 담아낸, 사심 가득한 정원 작품의 심도가 부끄러우리만큼 얕은지라 ‘식물적용학’[1]식물적용학은 식물을 적절하고 바르게 이용하는 방법에 관한 학문이다. 이로써 아름답고 지속가능한 녹지 공간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 Continue reading이라는 그 어마어마한 이론을 함부로 이 작품과 매치시켜도 될 것인가 하는 겁먹은 애송이의 마음이었다. 그러한 마음의 반대편에는 정원 작품 소개를 위해 할당된 분량이 늘 정원계획 개념에 치우쳐 식재 설계안을 설명할 지면이 부족했던 터라 이번 기회에 풀지 못한 이야기보따리를 꺼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동반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글은 작품 설명에 비중을 두기보다는 식물적용학을 통해 배운 지식을 어떻게 활용해보고자 했는지에 관한 글에 더 가깝다. 그러다 보니 전문 용어에 대한 설명이 불가피하나 이를 설명하자니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격이다. 이에 대해 간단한 각주를 달아두었을 뿐 자세한 이해는 써드스페이스 베를린 환경 아카데미의 식물적용학 시즌 1 수업을 듣거나 그 수업을 토대로 연재된 환경과조경 2021년 10월~12월 호 [숲자락 식재탐험기]를 읽어볼 것을 권장한다. 아무쪼록 식물적용학을 배우고 바로 적용해 보고 싶었던 애송이 정원 작가의 정원공모기 정도로 이해하기 바란다.

 

Into the sacred woodland

‘대지의 주름, 자연의 물결’ – 2021년 제3회 LH가든쇼의 공모 주제이다. 대상지는 인천 검단지구 당하동에 위치한 제2호 근린공원으로 존치형 정원에 해당한다. 평소 연출, 쇼 중심의 정원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던 필자는 존치 정원이라는 점에 공모를 결심한다. 10x15m의 직사각형의 정원. 평소 지적을 기반으로 구획된 땅을 설계해오던 조경가에겐 낯선 시도였다. 조경 설계는 본래 땅이 가진 여건에서 시작된다. 작가정원의 시작은 공모 주제어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공모 주제에 걸맞은 영감을 끌어낼 요소를 찾아야 했다. 검단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 여겨지는 대동여지도에 나타난 깊숙이 밀고 들어온 해안선과 숲의 경계부에 적힌 黔丹이라는 두 글자, 개발을 통해 검단 당하동에 본래 있던 7개의 산이 3개의 산으로 변한 것에 착안한 이민경 작가의 ‘기억 풍경’ 그리고 인천 앞바다 높은 대지에 위치한 돈대에서 내려다본 갯벌의 이미지 등 검단의 옛 기억을 파헤치고자 했던 일련의 탐색을 거쳐, 한때 바다를 바라보았던 ‘검단의 숲’에 관한 이야기로 모였다.

바다를 경계로 하던 숲은 도시와 공존하는 숲이 되었고, 8개의 마을을 수호하던 신성한 숲은 개발의 논리에 의해 가까스로 남았다. 매일 같이 불어대는 사나운 바닷바람으로 높이 성장을 제한당하던 숲이 제 발치에 물이 뭍으로 채워지는 풍경을 보면서 어떻게 변화했을까? 검단 마을 사람들이 아끼던, 숭배하던 신성한 숲이 갖는 아우라는 어떤 것이었을까?

우리는 자연의 거대함에 압도되는 기분을 신성함이라 기억한다. 거대한 숲은 그 세력을 확장한다. 거대한 숲의 경계에는 서로 다른 키를 갖는 여러해살이풀이 군락의 패턴을 만들어 살아간다. 더불어 야생성을 갖는 관목들이 하나둘 자리잡아가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숲의 경계(가장자리)를 누군가는 초지라 부르고 누군가는 숲이라 한다. 그곳의 숲과 초지는 서로의 서식처를 사이좋게 나눠 갖는다.

신성한 숲은 달갑지 않은 바닷바람을 대신하여 나타난 도시와의 공생을 위한 묘안이 필요하다. 숲 경계의 빗장을 풀어낸다. 숲의 가장자리를 연다. 숲의 경계선은 마치 해안선의 변화처럼 살아있는 물성이 된다. 여러 생명체를 수용하는 갯벌의 자세를 취한다. 숲 가장자리는 검단의 정신적 고향, 신성한 숲을 기억하는 관문이 된다.

정확히 말하자면 신성한 숲을 만든다기보단 신성한 숲의 ‘자락’을 만드는 일이다. 숲 자락은 숲에나, 초지에나, 인간에게나 다정한 명랑함을 속삭인다. 키 큰 나무도 있고, 떨기 나무도 드문드문 자리하며, 해를 거듭해 갈수록 성숙해지는 여러해살이풀로 구성된 자연형정원이 어우러진다. 정원을 경험하는 사람이 마치 숲의 입구로 들어선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 이 정원을 통과하면 마치 검단의 신성한 숲이 펼쳐질 것 같은 그런 정원 말이다.

 

Smart ecological instrument = 식물적용학

신성한 숲자락은 자연형정원이다. ‘자연형정원’에 대한 의견은 다소 분분하지만, 필자는 실제 자연에 나타나는 서식처와 식물군락을 모델로 삼는 심미성과 생태성을 갖춘 정원으로 정의한다. 이는 리하르트 한젠Richard Hansen의 서식처 기반 식재 기법habitat-based planting[2]식물이 잘 살아갈 수 있는 서식처에 심고 각각의 식물이 공동체를 이루는 방식에 따라 그룹 지어 배식하는 기법으로 자연의 양상을 식재로 구현한 … Continue reading을 추구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식처 기반 식재는 식물에 대한 많은 연구와 관찰, 이해에 대한 것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식물의 동정을 넘어, 식물의 생리와 생태적 성향을 모두 파악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덧붙여 식물이 언제 싹을 트는지, 휴면하는지, 꽃이 피는지, 꽃이 진 후 식물의 마른 구조(씨송이, 잎 등)를 언제까지 매달고 있는지, 잎은 언제 사그라드는지와 같은 식물의 1년 사이클 역시 알아야만 했다.

그렇기에 주저했던 것이 사실이다. 생태성을 무시하고 수많은 식재 도면을 잉태해왔던 생태 일자무식 조경가가 갑자기 태세 전환을 한다는 것이 말이다. 평소 도시 공간에 여러해살이풀을 이용한 지속가능한 식재에 관심이 많았고 유럽에서 미국으로 확장해 나간 New german style, Dutch Wave, New American Garden과 같은 국제적 움직임이 언젠가는 국내의 도시 녹지공간의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을 열어줄 것에 촉각을 세우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렇지만 한젠의 이론은 배워서 써먹기에 너무나도 체계적으로 이론화되어 있으니 이론대로 연습해 봄 직하리라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어렵사리 자신을 설득하고 이론에 기대어 신성한 숲자락을 계획하기로 했다. 신성한 숲자락의 정원서식처[3]리하르트 한젠은 여러 자연 서식처 중 정원에 구현할 수 있는 서식처의 유형을 선별하고 이를 정원서식처lebensbereich로 분류함 유형 ‘숲자락(GR)’[4]‘숲자락’은 숲과 자락(드리워진 자태)의 합성어로 숲과 초지의 중간지점에 나타나는 전이공간을 뜻함. GR은 독일어 게횔츠란트Gehölzrand의 약자로 … Continue reading은 또다시 해를 받는 혹은 등지는 여건에 따라 나뉘는데 그것을 GR1, GR2, GR3[5]GR1은 빛이 드는 수목가와 숲자락, GR2는 빛을 등지는 반양지와 반그늘의 수목가 및 숲자락, GR3는 숲자락 서식처 중 가장 습하고 그늘진 토양의 … Continue reading로 구분한다. 여기에 도시 전이공간의 숲이라는 점에서 개활지(FR) 정원서식처도 함께 고려했다. 개활지(FR), 숲자락 양지(GR1), 숲자락 반양지(GR2), 숲자락 음지(GR3)에 서식하는 식물과 그 군락의 모습을 떠올렸다. 개활지와 숲자락 양지에 서식하는 식물 수종들과 숲자락 반양지, 숲자락 음지에 서식하는 식물군은 각자의 풍경을 만들어냈다. 꽃이 조금 더 화려하고 곧추선다던가, 잎이 조형미를 갖고 시원하게 펼쳐진다든가 하는 특징을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실제 식물이 자생하는 환경 속에서 진화된 결과이다. 서로 다른 서식처가 곧 각자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구슬같이 아름다운 꽃을 뜻하는 기화 그리고 옥같이 고운 풀 요초의 실마리이다.

Tidal urban-flat: building a micro-habitat

10X15m의 평평한 직사각형 정원 부지에 두 가지 서로 다른 서식처 기반을 조성한다. 기화(FR, GR1)와 요초(GR2, GR3)를 나누는 가장 큰 기준은 빛을 얼마나 받는가이다. 따라서 기화는 정원 부지 북측, 남쪽에서 들어오는 볕을 받기 좋은 향으로 설정하고, 정원부지 남쪽, 여러 그루의 큰 나무가 가깝게 심어져 하루 6시간 이상 깊은 그늘을 만드는 곳을 요초라 한다. 이렇게 향을 살피고, 해류와 바닷바람에 의해 생겨나는 갯벌의 조형적 결을 정원에 투영하여 굴곡진 지형을 만들었다. 남측의 땅은 주름져 바람을 막아주도록 움푹 파이게 하고, 북측의 땅은 완만하게 펼쳐져 남측의 볕을 부드럽게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루버의 수직적 구조체와 그 뒤 차폐식재가 한번 더 바람을 막아준다. 애써 모은 토양 수분이나 공중 습도를 날아가지 못하게 하는 일이다. 이에 더해 목본 식물로 부족한 그늘을 드리워 개활지(FR)와 숲자락 양지(GR1) 그리고 숲자락 반음지(GR2)와 숲자락 음지(GR3) 각각의 서식처 기반이 구현되도록 계획했다.

 

기화요초

두 개의 서로 다른 서식처 기반을 만들었다면 이제 적합한 식물공동체를 조직할 차례이다. 그 방법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식물 군락의 분위기를 선도하는 식물은 리드종이라 한다. 이들은 사회성[6]식물의 사회성은 식물의 번식 양상이 군락을 이루는 정도에 따라 분류한다.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식물(사회성1), 작은 그룹을 짓거나 포기 단위로 … Continue reading이 낮으며 구조적으로 단단하다. 사회성이 높아 리드종 주변으로 몰려다니는 무리는 동반종이라 한다. 리드종과 동반종의 조합은 풍성한 계절감과 형태미를 뽐낸다. 바닥종은 정원의 빈터를 묵묵히 채워주는 사회성 높은 수종들로 한다. 봄이나 가을에 짧게 개화해 깜짝 요소를 만들어 내 거나 성장세가 유난히 크고 사회성이 매우 낮은 수종에게 특별출연종의 역할을 부여한다.

기화요초의 식물공동체는 인천기후 대에 적합한 자생종 중심으로 결성한다. 기화(FR, GR1)의 리드종으로는 남자색의 동그란 공 모양 꽃이 매달려 독특한 구조를 갖는 절굿대, 흔하지 않은 푸른 빛의 청량감을 주는 황금, 흰 꽃이 바람에 치렁거리는 가는 오이풀, 풍성하게 자라나 대형의 포기를 이루는 밀사초 등 꽃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단단한 구조를 갖는 식물로 배치한다. 이들 주변으로는 사이좋게 자리를 채워줄 마타리, 섬쑥부쟁이, 감국, 실새풀의 군락을 만들어 준다. 바닥종으로는 짧은 뿌리줄기로 뻗어 나가는 그령, 꼬랑사초, 특별출연종으로는 잎, 꽃, 열매 무엇 하나 빠질 것 없는 독활, 분홍색 꽃이 선명한 고려엉겅퀴, 이른 봄을 알리는 각시붓꽃 등을 선정하였다.

요초(GR2, GR3)의 리드종으로는 초여름이면 단단한 구조로 보슬보슬한 꽃을 피워내 초가을까지도 꽃대를 물고 있어 오랜 기간 볼거리가 있는 눈개승마, 터리풀, 관중 등을 골라 배치하고 주변으로는 윤판나물, 큼지막한 부채 같은 잎을 활짝 펼쳐내는 도깨비부채, 삼백초, 속새, 왜승마, 실새풀, 일월비비추 등의 동반종을 리드미컬하게 배치한다. 특별출연종으로는 큰 잎이 위풍당당한 개병풍, 하늘말나리, 참당귀, 바닥종으로는 싱싱한 풀더미 위로 앙증맞은 흰 꽃이 곧추선 풀솜대, 이른 봄꽃이 매력적이고 겨우 내 단풍 이불을 깔아주는 삼지구엽초, 빈 곳을 찾아 번져 나가는 청나래고사리, 공작고사리 등을 선정하였다.

이제 기화요초의 정원 식물 공동체는 해를 거듭해 갈수록 각자의 생리적, 생태적 특성에 따라 번식하고 성장할 것이다. 그들은 서로 간의 방식을 존중하고 타협하고 싸워나가며 같이 더불어 살아갈 궁리를 할 것이다. 그들이 곧 신성한 숲자락의 생명력을 반증할 것이다.

 

Under construction

지금까지 필자는 제3회 LH가든쇼 당선작, 작품명 ‘기화요초, 신성한 숲의 물결’에 식물적용학을 어떻게 접목해 냈는지 설명했다. 이 정원은 2022년 6월 개장할 예정이다. 2022년 2월 초, 언땅이 녹기 시작하는 지금, 서식처 기반 식재 기법을 구현한 자연형정원이라고 내뱉어 놓은 개념에 책임을 지기 위해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성급하게 골랐던 자생종들을 대상지의 정확한 사이트와 토양에 대한 정보를 기반으로 고쳐나가고 있으며 검단의 지역성과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경험이 많은 다양한 가드너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식물 공동체 리스트를 검토해 나가고 있다. 또한 유통되지 않는 식물, 이식이 어려운 식물, 실제 숲에서 성장 형태와 정원으로 옮겨왔을 때 상이한 성장세를 보이는 식물에 관한 정보를 모으고 있다. 식재리스트[7]식물탐험대의 ‘숲자락 자생 여러해살이풀 목록’ – 2021년 11월호 116page 참조가 만들어진지 채 1년이 되지 않아 검증되지 않은 목록으로 서식처 기반 식재를 구현해보려고 했던 나의 업보이기도 하다. 한젠 교수는 그의 테스트 정원에서 식물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오랜 시간 검증을 통해 입증된 수종만을 소개한다.[8]Richard Hansen and Friedrich Stahl, 『Die Stauden und ihre Levensbereiche여러해살이풀과 정원서식처』, Verlag Eugen Ulmer, 6 Oct. 1997 참조 그에 반해 반년의 기록은 터무니없는 시간이었음을 고백한다. 또한 이 공모에 당선이 돼 식물적용학에서 배운 것을 실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겼던 것이 결국 가든쇼의 성격에도 일조해야 하는 점에 여러 가지 가치 충돌 속에 있기도 하다. 그런 탓에 앞서 설명된 식재 목록이 실제 조성될 정원과 매우 상이할 수 있으니 부디 ‘그때 말한 그 식물은 어디에 심었나요?’라고 따지지 말아 주길 바란다. 서둘러 올해 안에 찾아갈 당신이라면 어렵사리 구한 작은 포트로 연출력이 부족해 ‘생각보다 별론데!’라고 말하기 전에 해를 거듭해 갈수록 성장해가는 정원의 시간 속에서 판단해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식재 공간의 지속가능성을 꿈꾸는 조경가의 새로운 시도에 무한한 격려를 호소하는 바이다.

 

기와요초 평면도. © 이양희

기화요초 식재계획도. © 이양희

기화요초 스케치. © 이양희

기화요초 스케치. © 이양희


참고자료:

  • 고정희, 식물적용학 1, 개론편 9강: 서식처유형, 미발표 강의자료, 2021

 

 

 

이양희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조경가다. 조경그룹 이작, (주)씨에이 조경설계사무소를 거쳐 2021년 스튜디오 천변만화라는 이름의 개인 조경 스튜디오를 열었다. 천변만화라는 이름은 자연의 변화무쌍한 생태성을 디자인의 논리 및 실체로 담아내는 것을 지향한다는 뜻에서 지었다. 개인 스튜디오인 만큼 다루는 조경공간의 규모를 줄이고 가벼워진 마음으로 건축가, 조경가, 가드너 등 다양한 분야 간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를 즐기고 있다. 더불어 평소 도시 공간 내 지속가능한 여러해살이풀 식재에 관심을 두고 여러 분야의 식물애호가들과 소소한 모임 속에서 식재에 대한 갈증을 채워나가고 있다. 식재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배워 나갈 때마다 어디에든 적용하고 싶은, 이론의 실무화를 추구하는 실험적 자세로 설계에 임한다.

이메일주소: studio100010000@gmail.com
인스타: @studio100010000

 

 


 

에디토리얼

스튜디오 천변만화 이양희 대표는 제3회 LH 가든쇼 작가정원 공모에 <기화요초, 신성한 숲의 물결>이라는 독특한 작품을 출품하여 당선되었다. 식물적용학 강좌에서 배운 새로운 방법론을 당장 ‘써 먹어 본’ 것이다. 식물적용학 1기 강좌를 마친 수강자들이 연구미션팀을 결성했다. 숲자락에 서식하는 자생종 식물을 최소 일년간 조사관찰하는 것이 연구미션이었다. 연구미션팀의 열의는 대단했다. 이양희는 연구팀 50여명이 조사하여 올린 식물을 모두 취합하여 식물별 여러 특성을 일목요연하게 목록화하는 작업을 솔선해서 맡았었다. 

아직은 조사한 식물의 특성이 완전히 파악되지 않았고 정원 적용 가능성이 검증되지 않아 시기상조일 수도 있지만 디자인에 바로 적용하고 싶은 불타는 의욕을 누가 탓하랴. 이제 2022년 6월 정원공사가 끝나면 그 정원은 동시에 테스트 장이 될 것이다. 정원을 실제로 만들지 않고는 테스트와 검증이 불가하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기화요초, 신성한 숲의 물결>은 작가정원의 범주를 넘어 매우 중요한 연구대상이 되어 줄 것이다.  [고정희]

 


© 3.SPACE MAGAZINE / 식물적용학 / 이양희 / 기화요초, 그 영감의 근원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