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은 공공의 공간이다. 그렇다면 공원은 곧 ‘우리의 것’일까. 도시의 숲과 정원, 광장과 오픈스페이스는 누가 만들고, 누가 돌보고, 누구의 목소리로 운영되어야 할까.
공원은 커먼즈가 될 수 있을까
신간 <오늘, 우리의 도시녹지커먼즈>는 간단히 답하기 어려운 질문에서 출발한다. ‘도시녹지커먼즈 연구회UGCL·Urban Green Commons Lab‘가 기획·편집한 이 책은 도시의 녹지와 공공공간을 ‘커먼즈commons’라는 렌즈로 다시 들여다본다.
여기서 커먼즈는 단순히 ‘공유지’를 뜻하지 않는다.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고, 돌보고, 규칙을 만들고, 때로는 갈등하면서 유지해가는 자원과 관계의 방식에 가깝다. 그래서 이 책이 묻는 것은 ‘공원이 누구 소유인가’보다는 ‘어떤 과정을 거칠 때 공원이 공동의 공간이 되는가’에 가깝다.
도시녹지커먼즈 연구회는 (사)한국조경학회에서 출발한 학술적 실천 모임이다. 연구회는 도시녹지를 특정한 공원이나 녹지 부지에 한정하지 않고 도시의 공공공간 전반으로 넓혀 바라본다. 그리고 그 공간을 행정이나 전문가 한쪽이 아니라 시민과 활동가, 연구자, 지역사회 등 여러 주체가 함께 만들어갈 때 생겨나는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오늘, 우리의 도시녹지커먼즈> 역시 커먼즈를 하나의 정의로 고정하지 않는다. 저자마다 다른 현장과 경험을 펼쳐놓고, 그 사이에서 질문을 만들어내는 방식을 택한다.
책은 한국에서 시민참여와 공공공간, 거버넌스를 둘러싼 논의가 한동안 활발했다가 어느 순간 희미해진 상황을 되짚는다. 시민참여를 주도해온 세대의 변화,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관계 맺기의 문화, ‘참여’가 특별한 지향이라기 보다 정책과 계획의 기본값으로 여긴다는 점 등이 그 이유로 제시된다.
동시에 도시재생, 공공공간, 참여디자인, 거버넌스와 같이 서로 맞닿아 있는 개념들이 각자의 영역 안에서 분절돼 논의된 것은 아닌지, 시민이 도시녹지를 지속적으로 함께 관리할 수 있는 제도와 지원은 충분했는지도 묻는다.
‘생각들’에서는 뉴욕과 서울에서 마주친 서로 다른 정원문화를 비교하고, 공원은 어떤 조건에서 커먼즈가 되는지를 살핀다. 이어지는 ‘질문들’은 더욱 현실적인 갈등으로 들어간다. 공원이 들어선 뒤 오히려 기존 주민이 떠나는 그린 젠트리피케이션의 문제, 폐공장을 녹지와 문화공간으로 재사용하는 문제, 영국 도시공원의 거버넌스 실험, 반려동물과 사람이 함께 쓰는 녹지의 조건 등이 다뤄진다. ‘실천들’에서는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도시숲 보전, 서울그린트러스트의 녹지 활동 등 이미 현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시도를 소개한다.
책의 마지막에는 라운드테이블 ‘오늘 우리의 도시녹지 그리고 커먼즈’의 대화 기록이 실린다. 완결된 이론이나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서로 다른 언어와 경험이 부딪히는 과정 자체를 남기려는 구성이다.
연구회가 이 책을 “답을 내리는 책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책”이라고 설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들이 말하는 커먼즈는 이미 완성된 모델이라기보다 계속 협상하고 다시 만들어야 하는 과정에 가깝다.
그래서 <오늘, 우리의 도시녹지커먼즈>가 독자에게 건네는 질문은 결국 도시의 아주 일상적인 풍경으로 돌아온다. 집 앞의 공원과 동네 정원, 오래된 숲과 빈터를 우리는 그저 이용하는 사람으로만 만날 것인가. 아니면 그것을 만들고 돌보고 결정하는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을까.
도시의 녹지가 ‘공공의 것’이라는 선언을 넘어 실제로 ‘우리의 것’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이 책은 그 질문을 다시 펼쳐놓는다.

도시, 오픈스페이스, 커먼즈를 다시 묻다, 유엘씨프레스, 120쪽 내외
📔 책 펀딩 정보
펀딩명 도시, 오픈스페이스, 커먼즈를 다시 묻다
플랫폼 텀블벅
기간 2026년 9월 7일~10월 31일
리워드 전자책, 종이책 등
참여 텀블벅 펀딩 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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