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의 트래비스 호수가 말라서 반으로 줄었다는 소식과 함께 IPCC 의 지구기후변화보고서 발표 소식이 들려왔다. 그럴 때마다 반드시 기후변화는 이산화탄소 방출량 때문이 아니라 여태 간헐적으로 있어 왔던 자연적인 기후 변화의 일환일 뿐이라고 역설하는 산업계 대표자들의 발언이 뒤따른다. 그걸 두고 어느 독자가 “당연히 아니지 교황은 불교신자니까.” 라고 댓글을 달았다.

산업계에서는 물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방출해야 성장을 지속할 것이기 때문에 그 옛날 빙하기처럼 지금의 기후변화가 태양 흑점이나 천체의 움직임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것이라고 믿고 싶기도 할 것이다. 내 생전에 대재앙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무슨 상관일까.

유엔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 IPCC』에서는 어제 요코하마에서 기후보고서 2부의 요약본을 발표했다. 총 3부, 2천 페이지에 달할 것이라는 기후보고서의 1부는 작년 11월에 발표되었다. 1부에서는 기후변화가 인간의 산업활동에 의해 초래된 것임이 더욱 확실해 졌다는 결론에 도달했으며 2부에서는 기후변화가 가져 올 여러 영향을 예측하고 있다. 4월 13일 베를린에서 발표될 예정인 마지막 3부에서는 온난화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것이라 한다.

IPCC 워크그룹 2의 회장 크리스 필드 Chris Field는 진정 위험을 줄이고자 한다면 지금 당장 지구온난화현상에 확실하게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말하며 2부 요약본의 내용을 이렇게 정리한다:

 온실가스방출량으로 인해 향후 수십 년간 기근과 홍수가 더욱 증가할 것이다. 특히 가난한 나라들이 가장 많은 타격을 받을 것이다. 남유럽과 아시아가 심각하게 위협당할 것이며 그로 인해 농작물 수확량이 현저히 감소되어 식량난이 올 수 있다. 기근과 함께 물부족현상이 가장 염려되는 점이다. 얼마나 심각해질지는 물론 대비책을 어떻게 실현하느냐에 달렸다는 하나마나한 발언의 이면에는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다만 흥미로운 것은 이번 보고서의 어휘다. 기근과 홍수를 들먹이지만 이에 직접 타격을 받지 않는 산업 국가들에겐 쇠귀에 경 읽기임을 알아서인지 경제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면 지금 확실하게 제동을 걸지 않으면 향후에는 기후변화방지에 아무리 예산을 투입해도 소용이 없게 될 것이라거나 온난화의 결과로 일어나는 천재지변은 큰 경제적 손실을 야기하고 이는 또한 더 높은 복구비용을 초래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 비용은 좋든 싫든 모두 공동으로 부담해야 한다.

지난 번 보고에서만 해도 2도가 상승하면 세계문화유산이 물에 잠긴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지금까지 인류가 이룩한 경제력의 0.2 내지는 2퍼센트가 손실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4도 정도가 높아지면 그 손실은 헤아릴 수 없다. 산업국가들이 경청하게 하려면 결국 경제적인 손실을 들먹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의문이다. 복구비용 역시 늘 그래왔듯이 기업들이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푼돈을 모아 해결할 것이 손금 보듯 훤하다.

그럼에도 4월 13일에 어떤 대응책들이 제시될지 궁금하다.

[출처: Zeit Online 오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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